원화 약세 지속 가능성…ADR 환전 효과는 일시적
핵심 요약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SK하이닉스 ADR 환전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이며 근본적 약세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6월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이 83.06으로 17년 만에 최저를 기록해 원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됐음을 시사한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엔화 약세 등 대외 변수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어 정부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하락했지만, 이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환전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근본적인 약세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월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은 83.06으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REER는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원화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원화가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실질실효환율이 83선까지 떨어진 것은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신호다. 64개국 중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일본(65.30)뿐이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527.95원이었다. 이후 환율은 지난 24일 1466.60원까지 하락했으나, 이는 SK하이닉스가 ADR 전환 과정에서 자금 일부를 원화로 바꾸면서 일시적으로 달러 매도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ADR 환전은 단발성 이벤트로, 수급 효과가 사라지면 환율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원화 약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도로 5.72% 급락했으며,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특히 엔화 약세가 원화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 24일 엔·달러 환율은 163.84엔까지 치솟으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엔화 약세가 아시아 주요 통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원화 약세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단기 처방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고금리 기조는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자극해 오히려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려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외환 당국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보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외환 전문가는 "최근 환율 하락은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며, 당국이 시장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