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가치 적정선 밑돌아…자본 유출 확대
핵심 요약
지난해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적정 수준보다 5.8~9.2% 낮아 중간값 기준 약 7.5% 저평가됐다. 해외 주식 투자 확대 속에 순자본 유출은 GDP 대비 6.4%로 늘었고, 반도체 호황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6.6%까지 확대됐다. 환율 유연성을 대외 충격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고 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상황에 한정할 필요성이 제시됐다.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원화의 실질가치는 경제 기초여건에 맞는 수준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IMF가 5일 공개한 ‘2026년 대외부문 보고서’에서 지난해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적정 수준보다 5.8~9.2% 낮게 산출됐다. 범위의 중간값으로 보면 저평가 폭은 약 7.5%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국의 통화가치와 물가, 교역 비중을 함께 반영해 원화의 종합적인 실질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다. 원화 약세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지표 하락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순자본 유출은 GDP 대비 6.4%로 2024년보다 1.2%포인트 늘었고, 증권투자 순유출은 2.3%포인트 확대됐다. 거주자의 해외 주식 투자는 GDP 대비 3.9%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증가분을 웃돌았다.
대외 수지는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개선됐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6.6%로 2024년의 5.3%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은 22% 증가했으며 반도체 순수출 증가분은 GDP 대비 1.2%로 전체 경상수지 흑자 확대분의 약 90%를 차지했다. 경기 요인을 제거한 경상수지는 GDP 대비 6.4%로, 소득·인구 구조와 정책 수준을 반영한 기준선 3.9%보다 2.5%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은 8860억 달러로 GDP 대비 47.3%를 기록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 효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2031년에는 GDP 대비 약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환율은 대외 충격을 흡수하는 첫 방어 수단으로 유연하게 운용하고, 외환당국의 개입은 특정 수준을 지키기보다 시장 기능이 훼손되는 무질서한 상황을 막는 경우로 제한할 필요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