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개입설, 미국 무역적자와 맞물려
핵심 요약
한국 외환 당국이 미·일의 엔화 매수 개입 시기와 맞물려 원화를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지난해 대한국 무역 적자는 564억7700만달러로 10년 전의 두 배 수준까지 늘었다. 기업의 달러 매도와 경제 기초체력 개선도 원화 가치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일 외환 당국이 지난달 30일부터 간헐적으로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방식으로 엔화 가치 상승을 유도한 가운데, 한국 외환 당국도 비슷한 시기에 원화 매수·달러 매도에 나섰다는 의혹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한국 당국은 실제 개입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큰 폭인 대한국 무역 적자가 개입설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대한국 무역 적자는 564억7700만달러, 약 80조250억원으로 집계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커진 규모다. 호리 다카히로 미즈호은행 경제분석가는 원화 약세가 미국의 무역 적자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원화 매수 개입의 동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한국의 대미 수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한국이 미·일의 엔화 매수 개입 흐름을 활용해 원화 방어 효과를 높이려 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이 이러한 해석의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원화 가치 상승을 당국의 조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을 늘린 기업 측 요인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으로 확보한 265억달러, 약 40조원 가운데 일부를 환전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다른 한국 수출기업들도 달러 예금을 서둘러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궈잉 노무라증권 외환·아시아 경제전략 분석가는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 개선과 미·일 공조 개입 흐름이 맞물리면 원화 가치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