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개입설, 대미 무역 불균형이 촉발
핵심 요약
미·일의 엔화 방어 시기에 한국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지난해 564억7700만 달러로 1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SK하이닉스의 달러 환전 수요가 원화 강세 배경으로 거론됐다.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공동 시장 개입에 나선 시기에 한국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빠르게 불어난 점이 원화 약세를 둘러싼 양국의 이해관계와 시장의 의심을 키운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564억7700만 달러, 약 80조5000억 원으로 집계돼 10년 전의 두 배 규모로 확대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적자도 27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면서 미국이 원화 약세로 무역적자가 더 커질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게 호리 다카히로 미즈호은행 시니어 마켓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사이토 유지 SBIFX 트레이드 이그제큐티브 어드바이저는 한국 당국이 실제로 움직였다면 미·일 개입 시점에 맞춰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약 4280억 달러로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제한된 외환보유액을 고려할 때 단독 대응보다 미·일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는 방식이 원화 가치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원화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가 상장으로 조달한 약 265억 달러를 환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달러 매도와 원화 매수가 발생했고, 이후 다른 수출 기업들도 달러 예금을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궈잉 노무라증권 외환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 개선과 미·일 공조 개입의 영향이 맞물리면 원화가 한 단계 더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