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400원대 안착…수급·엔화·계절 요인 겹쳐
핵심 요약
원·달러 환율은 3일 1429.8원으로 내려와 지난달 말부터 1450원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 약화와 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 엔화 강세와 계절적 환전 수요가 안정세를 이끌었다. 적정 환율로 1380~1420원이 제시됐지만 엔 캐리 자금 청산에 따른 자산시장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초 1560원에 근접했던 급등세에서 벗어나 1400원대 초·중반으로 내려왔다. 3일 서울 외환시장의 주간거래 종가는 1429.8원이었다. 환율은 지난달 14일 1493.0원으로 1500원 선을 밑돈 데 이어 29일 1446.7원을 기록한 뒤 1450원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5월 15일 이후 1500원을 웃돌고 6월 말에도 1549.4원이었던 흐름과 비교하면 변동성이 완화된 모습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약해진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 발행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달러 공급이 늘었다. ADR 상장으로 형성된 원화 강세 기대와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달러 공급 확대는 8월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수출 호조로 쌓인 기업 달러화 예금의 환전이 집중되면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 이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점도 원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줬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 장중 163엔까지 올랐다가 30일 159엔, 31일 157엔대로 떨어졌다. 같은 시기 원·달러 환율도 31일 새벽 1417원까지 하락했다.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구조가 비슷해 엔화와 원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강해졌고, 한·미·일 당국의 추가 대응 가능성도 시장에 반영됐다.
8월 말 법인세 중간예납을 앞두고 기업의 달러화 예금 환전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흐름도 안정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10년의 평균 흐름에서는 7월부터 달러화 예금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8월에는 잔액이 감소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여러 여건을 종합한 적정 환율 범위를 2분기 평균 1500원보다 약 100원 낮은 1380~1420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면 506.6조엔 규모로 추정된 엔 캐리 자금 가운데 청산 가능성이 큰 32.7조엔이 움직이며 반도체와 빅테크 등 글로벌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