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 구상, 보전 요구와 정면충돌
핵심 요약
용산어린이정원 주택 개발 검토에 주민 반발이 확산했다. 공원 보전 요구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이 충돌하고 있다. 법 개정과 서울시 협의, 기반시설 마련이 주요 추진 장벽으로 남았다.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공원 보전 요구가 맞서는 현장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주한미군에게서 돌려받은 옛 용산기지 일부에 임대주택 등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자 주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9일 정원 입구 주변에는 개발에 반대하는 근조화환 수십 개가 놓였으며, 주민들은 해당 공간을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빈 땅이 아니라 후손에게 남겨야 할 국민 자산으로 규정했다.
약 1000명이 참여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은 공원의 미래와 주택 공급 지역을 분리해야 한다는 문구를 화환에 내걸었다. 이 모임은 지난 1월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를 추진하면서 결성됐다. 정부와 서울시·용산구는 1·29 공급 대책에서 이 지구의 주택 물량을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늘리기로 했지만, 추진 방향을 놓고 이미 견해차를 드러냈다. 반대 움직임을 두고 집값 하락을 막으려는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반환된 옛 용산기지 약 300만㎡ 가운데 30만㎡, 약 9만750평을 임시 개방한 공간이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아래에서는 이 부지를 곧바로 주택 용도로 활용하기 어렵다. 공공주택 건설을 허용하는 예외를 만들거나 대상지를 공원조성지구에서 떼어내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적 규정을 손질하더라도 서울시가 도시개발과 기반시설 계획을 총괄하기 때문에 교통과 학교 조성 방안까지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군 반환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점을 강조해 왔다. 주택 후보지로 거론되는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경기 과천시 경마장·옛 방첩사령부 부지에도 장기간 누적된 지역 갈등과 이해관계가 남아 있다. 공공 주도·비아파트 공급에 무게를 둔 정부와 재건축·재개발을 원하는 서울시의 정책 간격도 크다. 법 개정과 지자체 협의, 경제성, 지역 매력도, 교통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해 수도권 추가 공급안의 추진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