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500곳 간병비 건보 적용 추진
핵심 요약
정부가 의료 역량을 갖춘 요양병원 약 500곳에서 내년 간병급여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 약 8만5000명의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30% 안팎으로 낮출 계획이다. 환자 측은 부담 완화와 서비스 질을 강조했고 요양병원 업계는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했다.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의료 역량을 갖춘 요양병원 약 500곳에서 간병비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의료·간병 필요도가 높은 환자 약 8만5000명을 우선 지원해 현재 전액 환자가 내는 간병비의 본인부담률을 30% 안팎으로 낮출 계획이다. 복지부는 지난 7월 28일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간병서비스 제도화 토론회에서 이런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1차 지원 대상에는 의료 최고도 환자 2739명과 고도 환자 6만8973명, 희귀·난치·중증질환 등을 앓는 중도 환자 일부 1만3835명, 장기요양보험 1~2등급 수준 환자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의료기관 인증, 입원급여 적정성평가 1~2등급 여부, 100병상 이상 규모, 의사·간호 인력, 환자 구성과 간병인 직접고용 등을 종합해 대상 병원을 선정하거나 조건부 지정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치매안심병동, 전문재활, 혈액투석 기능을 갖춘 병원에는 가점을 줄 방침이다.
요양병원은 1994년 의료법 개정으로 도입됐고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 이후에도 병상이 계속 늘었다. 의료기관과 장기요양시설의 기능이 겹치면서 국내 장기요양병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6~7배 수준이 됐다. 입원환자 중 의료 필요도가 높은 최고도·고도 환자는 전체의 3분의 1을 조금 넘지만, 선택입원군과 경도 환자를 합친 비중도 3분의 1에 가깝다. 실태조사에서는 병원 직접고용 간병인이 약 10%에 그쳤고 관리 권한이 불분명한 고용 형태가 66%를 넘었다. 외국인 간병인은 52%였으며 무자격 인력도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과잉 병상과 사회적 입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간병비만 급여화하면 장기입원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의료 기능 개편과 간병서비스 제도화를 함께 추진한다. 의료 중심 요양병원 체계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환자 측은 실제 부담 경감 폭과 서비스 질 개선, 지역·병원별 지원 사각지대 방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요양병원 업계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전체 1300여 곳 가운데 약 500곳만 지정하면 나머지 800여 곳이 폐업 압박을 받고 병원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