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변동성 큰 코스피 대신 대만행
핵심 요약
AI 관련주 조정 이후 외국인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가 대만 증시로 이동했다.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과 레버리지 ETF, 대형 반도체주 쏠림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단기 선호 변화는 아직 확정하기 어렵고 AI의 실질 수익 창출력이 장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AI 관련주의 글로벌 조정 이후 해외 투자자금이 한국보다 대만으로 이동했다. 대만 가권지수에는 이달 들어 17억달러가 유입돼 6주 연속 순매도가 끝난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 62억달러어치를 처분했다. 다만 12일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보다 약 40% 하락했고 변동성 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96.9까지 올랐다. 7월 31일에는 지수가 하루 만에 18%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단일 종목을 기초로 현물과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레버리지 ETF가 매일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등락을 키웠고, 상품이 일부 종목에 몰려 직접 투자자까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AI 산업 성장의 수혜 시장으로 분류되지만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의 약 40%를 차지한다. 대만도 TSMC의 영향력이 크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여러 하드웨어 기업이 공급망을 구성하고, 차입·레버리지 거래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아이폰 부품 생산 기반이 대만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는 점도 구조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됐다.
AI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뒤에도 외국인 자금의 국내 복귀는 제한적이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역대 최저인 5.1배까지 떨어졌다. 대만 상장사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9.5%로 높아져 코스피의 7.4%를 약 1년 만에 웃돌았다. 다만 7월 급락 이후 경과한 시간이 짧아 최근 흐름만으로 선호 변화를 단정하기 어렵고, 장기 향방은 AI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정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