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변동성 큰 코스피서 대만으로 이동
핵심 요약
외국인은 2026년 8월 초 대만 주식을 17억 달러 순매수하고 코스피에서는 62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반도체 종목 집중도, 레버리지 상품 의존도가 자금 이동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만의 선행 이익 전망이 한국을 앞선 가운데 8월 12일에는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수에 따른 반등이 나타났다.
AI 관련주 조정이 진정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한국을 떠나 대만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2026년 8월 초 대만 가권지수에서는 외국인이 17억 달러를 순매수해 6주간 이어진 매도 흐름을 끝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는 62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7월 31일 코스피가 하루 18% 급등하는 사상 최대 변동폭을 기록한 점도 한국 시장의 불안정성을 부각했다.
코스피는 6월 고점에서 약 40% 하락했고 변동성 지수도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기 변화에 민감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대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기초 주식과 파생상품을 매수하고 날마다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도 주가 변동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대만은 레버리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TSMC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에 투자 대상이 분산돼 있다.
실적 기대에서도 양국 시장의 차이가 나타났다. 지난달 대만 기업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는 9.5% 상향 조정돼 코스피의 7.4%를 넘어섰다. 대만의 전망치 개선 폭이 한국을 앞선 것은 약 1년 만이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사상 최저 수준인 5.1배까지 낮아졌다. AI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국면에서도 해외 자금은 낮은 평가가치보다 실적 전망과 시장 안정성이 함께 뒷받침되는 대만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주식을 팔고 대만에서 매수하는 흐름은 과거에도 확인됐다.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던 2013년 4∼5월에는 대만으로 30억 달러가 유입된 반면 한국에서는 18억68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2014년 11월 7일에도 한국에서 1억9500만 달러를 순매도하고 대만에서 7억2800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다만 8월 12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로 상승해 단기적인 자금 복귀 조짐도 나타났다. 7월 급변 이후 시간이 짧은 만큼 이런 반등이 시장 선호의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