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드레스 뒤 24시간 노동, ‘라크리마’ 첫선
핵심 요약
연극 ‘라크리마’가 10월 2∼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된다. 왕실 결혼식 드레스 제작을 통해 패션 산업의 글로벌 생산 구조와 노동 현실을 조명한다. 카롤린 기엘라 응우옌이 세 도시의 작업 현장을 무대와 영상, 다언어 장면으로 엮는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의 연극 ‘라크리마’가 오는 10월 2일과 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다.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영국 왕실 결혼식 드레스의 제작 과정을 따라가며, 화려한 패션 산업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고통과 인내를 무대 위에 드러낸다.
공연은 무대와 영상을 결합해 프랑스 파리와 알랑송, 인도 뭄바이에 흩어진 세 노동 현장을 한 공간에 펼친다. 무대 스크린을 세 화면으로 나눠 서로 다른 시간대의 작업을 교차시키고, 파리에서 뭄바이와 알랑송으로 이어지며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하는 글로벌 생산 구조를 시각화한다. 프랑스어와 영어, 타밀어로 진행되는 장면들은 빠른 호흡으로 맞물린다.
작품 제목인 ‘라크리마’는 라틴어로 ‘눈물’을 의미한다. 완성된 드레스에 수놓인 진주와 제작 과정에서 흘린 노동자의 눈물을 함께 가리키는 이름이다. 세계 여러 나라가 연결된 생산망 속 노동 현실뿐 아니라 옷을 완성하는 이들의 장인정신도 비중 있게 다룬다. 2024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뒤 아비뇽페스티벌과 파리 오데옹극장, 런던 바비컨 센터 등 주요 무대에서 공연됐다.
연출과 극작은 베트남계 프랑스인 작가 카롤린 기엘라 응우옌이 맡았다. 응우옌은 이주와 기억, 사회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집단 서사로 구성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오랜 조사로 수집한 실제 경험에 허구를 결합하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인물들의 장면을 영상 무대와 교차시켜 하나의 드레스에 얽힌 세계 노동의 연결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