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과 고목 사이, 계절에만 열리는 파주 삼릉길
핵심 요약
파주 삼릉의 두 숲길은 왕릉과 배후림을 잇고 봄·가을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된다. 공릉과 순릉에는 한명회의 두 딸인 장순왕후와 공혜왕후가 각각 잠들어 있다. 소나무·참나무 혼효림과 작은 연못에는 긴꼬리딱새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파주 삼릉의 공릉·순릉·영릉을 감싸는 두 숲길이 봄과 가을에 한시적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2019년부터 개방해 온 ‘공릉 능침 북측 숲길’과 ‘영릉∼순릉 작은 연못길’은 완만한 흙길을 따라 왕릉과 배후림을 가까이 살펴볼 수 있는 구간이다. 봄철에는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가을철에는 10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문을 연다.
매표소와 재실을 지나면 폭 2.5m가량의 길과 단풍나무 터널이 공릉으로 이어진다. 공릉 뒤편을 도는 북측 숲길은 1.9㎞로,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을 지난다. 순릉 비각에서 시작해 영릉으로 연결되는 1.2㎞ 구간에는 조롱박 모양의 작은 연못이 숨어 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를 보존하려 울타리와 벤치를 설치했으며, 숲길 개방 기간을 제한해 산불로 인한 능 훼손을 막고 숲을 보호한다.
공릉에는 한명회의 셋째 딸 장순왕후가 홀로 묻혀 있다. 그는 왕세자빈이 된 뒤 인성대군을 낳고 산후병으로 17세에 숨졌으며, 사후 9년 만에 왕후로 추존됐다. 순릉의 주인인 한명회의 둘째 딸 공혜왕후는 성종의 첫 왕비로, 자녀 없이 19세에 세상을 떠났다. 두 자매의 능은 같은 숲에 자리하지만 모두 남편 곁에 묻히지 못했다. 영릉은 효장세자와 효순왕후가 나란히 안장된 쌍릉이다.
삼릉 일대는 소나무와 굴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물푸레나무, 산벚나무가 섞여 자라는 밀도 높은 혼효림이다. 숲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가 둥지를 틀었고 팔색조와 파랑새도 관찰됐다. 능침 뒤편 배후림은 왕릉 경관과 수맥을 지키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되는 공간이다. 가을 개방 때에는 영릉과 순릉 사이 길이 단풍 구간으로 바뀐다. 차량으로는 서울문산고속도로 금촌IC에서 삼릉 주차장까지 4.7㎞, 약 12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