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뚫린 희귀동물 거래망…주택가 안전도 위협
핵심 요약
여주 하천에서 발견된 샴악어는 인터넷 카페에서 거래돼 택배로 배송된 뒤 가정에서 불법 사육됐다. 온라인에서는 서류 확인과 시설 등록이 무시된 채 국제적 멸종위기종 거래가 이어졌고, 조직적 밀수 일당도 적발됐다. 충동구매 뒤 유기·유실되는 외래동물이 늘면서 생태계와 시민 안전, 보호시설 수용 능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 여주시 소양천변에서 지난달 18일 발견된 악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 샴악어로 확인됐다. 경찰은 8일 만에 30대 소유자를 붙잡았다. 이 남성은 3년 전 인터넷 카페에서 120만원을 주고 악어를 산 뒤 집에서 불법 사육했으며, 구매 당시 살아 있는 개체를 택배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소형 악어 3종을 제외하면 개인이 허가 없이 가정에서 악어를 기르는 행위는 불법이다.
온라인 판매망에서는 거래 편의가 적법한 절차보다 앞서는 모습이 확인됐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돼지코거북은 60만원, 무타빌리스 도마뱀은 3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사육시설 등록을 구매자의 선택으로 돌리거나 수출입허가서에 다른 종을 기재한 사례도 있었다. 서류가 없는 파충류와 양서류의 급매 게시물이 이어졌고, 일부 사이트는 고속버스 택배 전용 결제창까지 운영했다.
조직적인 밀수·유통도 드러났다. 검찰은 코브라와 양쯔강악어 등을 불법 거래한 총책 A씨를 구속기소하고 밀수책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A씨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외래생물 200마리를 밀수입하고, 19차례에 걸쳐 국제적 멸종위기종 54마리를 넘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온라인 카페와 오픈채팅방에서 생물을 ‘인형’, ‘피규어’로 부르며 전국에 택배로 보냈다. 여주 샴악어와 이 조직의 관련성은 아직 확인 중이다.
충동구매 뒤 감당하지 못한 동물을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 1월 서울 강남의 지하철역 화장실에서는 볼파이톤이, 2022년 6월 홍익대 인근에서는 설카타 거북 2마리가 발견됐다. 검찰은 아파트와 빌라, 고시원에서 코브라 2마리를 포함한 야생생물 95마리를 압수해 국립생태원에 맡겼다. 국립생태원에는 올해 7월 말까지 구조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135개체가 새로 들어왔다. 보호시설이 이미 포화 상태인 가운데 무단 유기와 탈출은 생태계 훼손뿐 아니라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