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쪽방 화재 사망…임시거처 부족 속 안전 공백
핵심 요약
영등포역 인근 쪽방 건물 화재로 공공임대 입주를 기다리던 50대 주민이 숨졌다. 간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고 임시이주시설은 96호에 그쳐 거처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국토부는 모텔 두 곳을 개조해 내년 5월 추가 임시거처를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 건물에서 지난 8일 화재가 발생해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던 50대 주민이 숨졌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영등포구가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며 임시이주시설을 마련했지만, 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이 재난 위험이 있는 거처에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이 난 곳은 4층짜리 무허가 건물로, 고인을 제외하고 28명이 거주했다. 영등포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동 시행하는 사업 부지에 포함됐으며 SH가 개발을 위해 수용한 상태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취사용 부탄가스가 폭발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건물에 설치된 간이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12년 쪽방촌 리모델링 사업 때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지만 관리와 점검이 충분하지 않았다. 2024년 고장 수리 과정에서 교체 의견도 있었으나, 소유주가 명확하지 않고 철거 예정 건물이라 예산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어 일부만 수리했다. 소방청도 무허가 건물은 소방시설 점검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영등포구가 2020년 사업 계획을 발표할 때 쪽방촌 주민은 360여 명이었고, 지난해 마련된 컨테이너 임시이주시설은 96호다. 사업은 선순위 부지 주민을 먼저 옮긴 뒤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나머지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활동가 이동현은 180가구 가운데 임시거처를 원하지 않는 경우를 빼도 약 150호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2024년 말 보상 이후 일부는 고시원으로, 일부는 관리가 안 되는 쪽방에 머물렀으며, 서울시는 현재 현장에 60~70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본다. 2029년 임대주택 완공 전까지의 안전 공백을 줄이기 위해 국토부는 사업지 내 모텔 두 곳을 리모델링해 추가 임시거처로 조성하고, 내년 5월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