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농사 우선 원칙이 성패 가른다
핵심 요약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을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와 농가소득을 확보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별법은 실경작자 중심의 사업 구조와 임차농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농사 우선의 설비 기준과 부족한 송배전망 확충이 제도의 성패를 좌우한다.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농가소득 보완을 함께 이룰 대안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가운데 태양광을 87GW로 늘리고, 영농형·수상형에 11GW를 배정할 계획이다. 농민 10만명이 각 100㎾를 운영하면 약 2만ha에서 10GW를 생산하며 월 100만원가량의 수익을 얻는 구상도 제시됐다.
충북 오창읍 탑리의 600평 실증단지는 발전량보다 작물 생육을 앞세운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 세로폭이 좁은 모듈로 차광률을 30%로 낮추고, 농기계 통행을 위해 모듈 높이 3m 이상과 기둥 간격 4m 이상을 확보했다. 원통형 기둥을 스크루 방식으로 설치해 경작 면적과 충돌 피해도 줄였다. 들깨와 참깨의 수확 감소율은 약 1%였고, 녹차는 수확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배 재배에서는 냉해와 서리 방지 효과가 확인됐다.
농촌의 경계심은 태양광 확충 과정에서 농지가 발전 부지로 대거 바뀐 경험과 맞닿아 있다. 태양광 설치를 위한 농지전용 면적은 2014년 253.1ha에서 2018년 3496.1ha로 급증한 뒤 2024년 900.1ha로 줄었다. 외지 발전사업자 중심의 개발은 임차농 소득과 농업생산성,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일본에서도 영농형 태양광 설치 주체의 73%가 발전사업자였고, 하부 영농에 지장이 발생한 비율은 24%에 달했다.
지난 6월 공포된 영농형태양광 특별법은 올해 12월 시행을 목표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사업자는 실경작자와 주민참여협동조합 중심으로 제한되고, 농지 사용기간은 최대 23년이며 임대차 자동 갱신과 임대료 인상률 5% 상한도 적용된다. 시행령에는 차광률과 영농의무, 면적·발전용량 상한이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전력망을 고려하면 434GW로 추산된 잠재량이 25GW로 줄고 변전소 확충에도 3~6년이 필요한 만큼, 농사 우선의 설비 표준과 계통 확충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