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개혁당 ‘해협 군사 봉쇄’ 구상에 프랑스 반발
핵심 요약
영국개혁당이 영국해협의 이민자 선박을 군으로 차단해 프랑스로 돌려보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프랑스가 협조하지 않으면 해병대를 해안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에 프랑스 정부는 주권과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했다. 기존 양국 송환 협정의 제한된 효과 속에서 해협 이민자 대응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영국의 반이민 정당인 영국개혁당이 집권할 경우 영국해협을 건너는 이민자들을 군 병력으로 차단해 프랑스로 돌려보내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프랑스 정부가 송환에 협조하지 않으면 영국 해병대를 프랑스 해안에 투입해 이민자들을 하선시키겠다는 방침까지 제시하면서 양국 간 주권과 국제법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아 유수프 영국개혁당 내무 담당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군사·정보 감시 기능을 합친 통합 감시 사령부를 창설하고 해상 국경 감시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요새 작전’을 통해 국경을 넘으려는 모든 선박을 군이 가로막아 프랑스로 돌려보내고, 탑승자들이 영국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해협에서 벌어지는 최대 규모의 군사 작전으로 규정했다.
개혁당은 이민자들을 프랑스 항구에서 내려 현지 당국에 인계하는 방식을 우선 추진하되, 프랑스 대통령실이 거부하면 출발지 해안에 안전하게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스페인이 북아프리카 자치령 세우타로 몰려든 모로코 이민자들을 군 병력으로 밀어낸 사례에서 착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 계획이 자국 주권을 침해하고 해양법과 국제법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즉각 경고했다. 전직 영국 해군 지휘관 톰 샤프도 프랑스의 의사에 반해 사람들을 다시 실어 나르는 방안은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프랑스 북부 해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출발하는 이민자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충돌해 왔다. 영국은 프랑스의 단속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프랑스는 수백㎞에 이르는 해안선을 완전히 봉쇄하기 어렵고 가용 인력과 자원 안에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지난해 7월 불법 입국자를 프랑스로 돌려보내는 대신 일정 요건을 갖춘 프랑스 체류 난민 신청자를 영국이 합법적으로 받아들이는 ‘원 인, 원 아웃’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송환 인원보다 고무보트 입국자가 훨씬 많고 일부 송환자가 다시 해협을 건너면서 협정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