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두부집에 겹쳐진 부모와 세 딸의 속마음
핵심 요약
오영섭·이남숙 부부는 경기도 연천에서 세 딸의 도움을 받으며 새벽부터 두부를 만든다. 아버지는 일에 서툰 막내를 꾸짖지만, 막내에게는 연천에 정착하지 못하는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영섭 씨는 칠순이 넘어서도 자식들을 돌보는 아내의 고단함을 자신의 탓처럼 여기며 안타까워한다.
경기도 연천에서 두부집을 꾸리는 오영섭·이남숙 부부는 매일 새벽부터 두부를 만들며 하루를 시작한다. 두 사람의 곁에는 일을 거드는 세 딸이 있지만, 부부는 딸들이 자신들의 고된 생업을 이어서 돕는 상황을 마냥 반기지 못한다. 가족을 위해 평생 일해 온 부모의 걱정과 딸들을 향한 애틋함이 두부집의 바쁜 일상 곳곳에서 드러난다.
부모의 시선은 일을 배운 지 1년이 넘은 막내딸에게 특히 쏠린다. 막내가 아직 반찬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버지 영섭 씨의 잔소리가 이어진다. 남숙 씨는 그런 딸을 감싸며 남편과 다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막내에게는 부모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한 사정이 있고, 그 때문에 연천 생활에 좀처럼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영섭 씨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전쟁에 참전했고, 이후에는 외국 건설 현장까지 찾아가 돈을 벌었다. 남숙 씨 역시 자신의 가족뿐 아니라 시댁 식구들까지 억척스럽게 돌보며 긴 세월을 버텨 왔다. 두 사람이 자녀들을 바라보는 복잡한 마음에는 이처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감당해 온 노동과 희생의 시간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칠순을 넘긴 남숙 씨는 여전히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나서며 고단한 일상을 이어간다. 영섭 씨는 나이 든 아내가 쉬지 못하는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면서, 그 수고가 자신의 탓인 듯 마음을 졸인다. 막내딸을 향한 꾸지람과 이를 감싸는 어머니의 태도, 아내를 걱정하는 남편의 마음은 서로 다른 표현 아래 놓인 한 가족의 깊은 애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