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개헌론 재점화, 국민 여론에 기댄 정치권 움직임
핵심 요약
조정식 국회의장이 연임 개헌을 국민 선택 문제로 규정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도 과거 집단지성 발언 등으로 연임 개헌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헌법 논란 속에서 정치권의 움직임이 개헌 급물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과 관련해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밝힌 이후, 정치권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조 의장의 발언은 친명(친이재명) 성향이 아닌 국민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일각에서는 특정 세력의 명분으로 연임 개헌이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의장은 본의와 다르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그가 이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을 고려할 때 발언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 역시 올해 초 중국 국빈 방문 당시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5년 단임제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바다, 민중의 강물 위에 떠 있는 배 같은 존재가 정치고 권력"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지성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판단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조 의장의 '국민 선택' 발언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작년 5월 25일에도 "개정 당시의 국민의 뜻이라면 개정된 헌법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주의에 더 맞다"며 연임 개헌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긴 적이 있다.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이를 금지 조항으로 보는 견해가 유일하지 않다. 박진우 가천대 부교수는 올 초 발표한 논문에서 128조 2항을 헌법 개정 금지 조항으로 해석하는 견해는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학계의 해석은 연임 개헌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해명을 통해 헌법체계가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반복적으로 민심을 떠보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공소취소에 몰두하고 있는 점도 연임 개헌론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공소취소 특검법안이 적용될 경우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선거법 위반 사건이 공소취소될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재판을 없애지 못하면 퇴임을 없애기 위해 계속 집권을 꾀할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연임 개헌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개헌 가능한 200석 확보와 조 의장의 협조, 법제처장의 '국민주권' 논리 등이 맞물려 개헌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연임 개헌해도 나는 연임 않겠다"고 선언한들,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