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실낙원’, 모자 관계로 파고든 인간의 심연
핵심 요약
9년 전 아들을 잃은 엄마와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현주와 배현성은 각각 류소영과 류선우를 연기하며, 모자의 복잡한 심리와 관계를 담았다. 연 감독은 어머니의 글에서 출발한 작품에 밀턴의 ‘실낙원’ 주제와 AI 시대의 인간다움을 녹였다.
연상호 감독의 심리 스릴러 영화 ‘실낙원’이 1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연 감독과 배우 김현주, 배현성이 참석했다. 영화는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류소영 앞에 죽은 줄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돌아오며 시작된다. ‘실낙원’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현주는 아들을 잃은 뒤 AI로 복원한 가상의 아들과 살아온 류소영을 맡았다. 그는 현실을 부정하며 지낸 소영에게 9년 만에 돌아온 아들은 기억 속 아이가 아니라 낯선 사람처럼 다가왔을 것이라고 짚었다. 배현성은 말수가 적은 선우의 감정을 눈빛과 걸음걸이, 어머니의 말에 귀 기울이는 반응으로 표현했다. 거친 머리와 얼굴의 주근깨 분장도 감독·분장팀과 논의해 준비했다.
영화의 출발점은 연 감독의 어머니가 쓴 짧은 글이다. 악한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와 그가 내리는 마지막 선택의 심리에 끌린 연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세 가지 버전의 대본을 썼다. ‘펑크’와 소설화한 ‘블랙 인페르노’를 거쳐 현재의 ‘실낙원’에 이르렀다. 감독은 밀턴의 서사시가 다룬 낙원 상실과 사색의 주제를 AI 시대의 인간다움에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와 배현성은 약 한 달, 14회 촬영 동안 각자의 역할에 집중했고 촬영 뒤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연 감독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단편 네 편을 2주 만에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보편성의 집합인 AI도 쓰임에 따라 독창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이 주변 사람과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