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위기 넘는 ‘마멋 전용’ 온리팬스
핵심 요약
노란배마멋을 장기 추적해 온 미국 연구팀이 온리팬스 계정으로 연구비 모금에 나섰다. 마멋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 관심을 끌면서 약 5000달러가 모였다. 연구비 삭감의 후유증 속에서 장기 생태 연구의 가치와 지원 부족도 함께 부각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산하 로키마운틴생물학연구소의 대니얼 블룸스타인 교수 연구팀이 연구비를 마련하려 성인 콘텐츠 플랫폼 온리팬스에 ‘온리맘스’ 계정을 열었다. 이곳에 게시되는 ‘미검열 영상’의 주인공은 성인이 아니라 굴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햇볕을 쬐거나 초원을 달리는 노란배마멋이다.
예상 밖의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며 지금까지 약 5000달러, 우리 돈 약 700만원을 모았다. 수수료를 뺀 약 4000달러는 연구소에 전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겨울잠 직전 가장 살이 많이 오른 개체를 선정하는 ‘뚱뚱한 마멋 주간’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계정 개설 때는 마멋 프로필 사진이 신분증과 다르다는 이유로 본인 인증이 거부됐지만, 교수가 계정 소유 관계를 설명해 승인을 받았다.
연구팀은 60년 넘게 노란배마멋을 추적하며 기후변화와 개체 수 변화를 살펴왔다. 제인 구달의 탄자니아 침팬지 연구 다음으로 오래 이어진 야생 포유류 장기 연구다. 그러나 연방 연구개발 예산 재편 과정에서 UCLA 보조금 5억8400만달러가 중단되며 프로젝트도 위기를 맞았다. 법원의 복원 명령으로 보조금 대부분이 다시 지급됐지만 인력 채용 동결과 급여 중단, 실험실 운영 차질은 계속됐다.
블룸스타인 교수는 싱글맘이 생계를 위해 온리팬스를 시작하는 TV 시리즈 ‘마고의 돈 문제’를 본 뒤 새로운 모금 방식을 떠올렸다. 학생들은 마멋을 뜻하는 이름을 계정에 붙이고 개설 작업에 참여했다. 이번 시도로 확보한 금액은 연구 지속에 보탬이 되는 동시에 장기 생태 연구의 지원 부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연구팀은 유쾌한 마멋 영상이 과학자들이 직접 연구비 모금에 나서야 하는 현실에도 관심을 모으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