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 출처 인식 못한 경주 공무원 감봉 무효
핵심 요약
청렴의무 위반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경주시 공무원의 감봉 처분이 취소됐다. 인쇄비 과다 집행과 약 3시간의 무단 직장이탈은 징계 사유로 인정됐다. 법원은 짧은 근무 경력과 다른 공무원들의 처분 수위까지 고려해 감봉이 과도하다고 봤다.
직무 관련 업체의 돈이 여행 경비 등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주시 공무원에게 청렴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내린 감봉 처분이 취소됐다. 대구지법 행정1부는 7일 공무원 A씨가 경주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일부 비위는 인정하면서도 가장 무거운 청렴의무 위반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경주시 정책기획관실 예산팀에서 근무하며 발주 예정 업체가 작성한 원가산출서를 충분히 살피지 않아 인쇄비 약 2970만원을 17차례에 걸쳐 과다 집행했다. 태국 여행 과정에서는 연가나 조퇴를 신청하지 않은 채 약 3시간 동안 근무지를 이탈했다. 재판부는 인쇄 원가를 검토하지 않은 예산 집행과 무단 직장이탈을 각각 징계 사유로 인정했다.
2022년 임용된 A씨는 2023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예산팀에서 일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4월 성실의무·청렴의무·직장이탈 금지 의무 위반을 적용해 강등과 징계부가금 123만원을 처분했다. 이후 경상북도 지방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 사유를 모두 인정하되 제재가 과도하다고 보고 강등을 감봉 1개월로 낮췄다. A씨는 여행비와 명절 금품의 실제 출처를 몰랐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여행 경비 103만원과 명절위로금 20만원이 직무 관련 업체에서 나온 돈이라는 점을 A씨가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임용된 지 1년 2개월, 예산팀 경력은 6개월에 불과했던 A씨가 이를 상급자가 주는 위로·격려금으로 여긴 것으로 판단했다. 관련 업체에서 현금 30만여원에서 60만여원을 받은 다른 공무원들이 훈계 처분을 받은 점도 고려해, 남은 징계 사유만으로 감봉을 유지하는 것은 재량권을 벗어난 처분이라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