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에만 수건·비누 요금…인권위 시정 권고
핵심 요약
여성 비회원에게만 수건·비누 사용료를 받은 온천탕의 운영이 성차별로 판단됐다. 인권위는 분실 책임을 여성 고객 전체에 부담시키는 데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봤다. 해당 업소에는 시정을, 관할 지자체에는 행정 지도 강화를 각각 권고했다.
비회원 여성 고객에게만 수건과 비누 사용료를 따로 부과한 온천탕의 운영 방식이 성별에 따른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28일 해당 온천탕에 추가 비용 부과를 시정하도록 권고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차별적 이용 조건에 대한 행정 지도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9월 온천탕을 이용한 고객이 남성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수건과 비누를 여성이 사용하려면 별도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업소는 회원에게는 성별과 관계없이 두 물품을 무료로 제공했지만, 비회원 가운데 여성 이용객에게만 분실을 이유로 비용을 받았다.
온천탕 측은 일부 여성 이용객 사이에서 수건 분실이 빈번하게 발생해 2016년부터 이러한 운영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에 목욕업소가 이용객에게 수건을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인권위는 분실 사례가 있었다고 해도 그 책임을 일반 여성 고객 전체에 일률적으로 지우는 것은 성차별적 고정관념과 일반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수건 대여 때 보증금을 받거나 반납 절차를 강화하고, 비누는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을 비치하는 등 분실과 비용 문제에 대응할 다른 수단이 있다고 봤다. 이런 대책을 검토할 수 있는데도 여성에게만 추가 부담을 지운 데에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결론 냈다. 관할 지자체에도 직접 제재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성별에 따른 요금과 이용 조건을 사실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양성평등과 차별 금지 원칙에 맞춘 지도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