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육상선수 중계, 기술 중심으로 바뀐다
핵심 요약
2026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 여성 선수의 성적 대상화를 막는 중계 지침이 도입됐다. 로 앵글과 신체 확대를 자제하고 슬로모션은 경기 기술을 설명하는 데 활용한다. 경기복 선택권에서 시작된 변화가 카메라의 촬영과 편집 원칙으로 확대됐다.
영국 버밍엄에서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2026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 여성 선수의 성적 대상화를 막기 위한 중계 지침이 적용됐다. 유럽방송연맹과 유럽육상연맹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자문을 반영해 카메라 위치와 촬영 각도, 화면 구성부터 슬로모션과 리플레이 편집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장대높이뛰기와 높이뛰기에서는 선수의 몸을 아래나 뒤에서 비추는 촬영을 피하고, 장대를 줍고자 몸을 굽힐 때 가까이 당겨 찍지 않도록 했다. 멀리뛰기 선수의 착지 장면은 특정 신체 부위 대신 풀샷이나 얼굴을 담고, 달리기 출발 전과 결승선 통과 뒤에는 허벅지와 하반신 확대를 자제한다. 초고속 슬로모션은 송출 전에 검토해 신체 노출보다 도약 순간의 발목 각도 등 기술을 설명하는 데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여성 선수의 문제 제기는 경기복에서 먼저 가시화됐다.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대표팀은 2021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의무였던 비키니 하의 대신 반바지를 입었다가 선수 10명에게 총 1500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국제적 비판이 이어진 뒤 반바지 선택이 허용됐다. 같은 해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은 하이컷 레오타드 대신 발목까지 덮는 유니타드를 유럽선수권대회와 도쿄 올림픽에서 착용하며 복장은 선수가 선택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중계 영상이 경기와 무관한 맥락으로 재편집돼 온라인에 퍼진 사례도 이번 변화의 배경이다. 영국 장대높이뛰기 선수이자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홀리 브래드쇼는 부적절하게 편집된 경기 영상이 확산된 뒤 성적인 메시지를 받았고, 선수들이 경기 중에도 카메라 각도를 의식한다고 밝혔다. 새 지침은 근육과 자세, 힘을 가까이 담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촬영 목적을 신체 노출이 아니라 도약의 높이와 움직임, 경기 기술을 전달하는 데 두도록 중계의 판단 기준을 다시 세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