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만 목욕용품 추가요금…인권위 시정 권고
핵심 요약
인권위가 여성에게만 수건과 비누 이용료를 부과한 경산의 목욕탕 운영 방식을 차별로 판단했다. 목욕탕 운영자에게 시정조치를, 경산시장에게 관내 업소에 대한 행정지도를 각각 권고했다. 일부 이용자의 분실 문제를 여성 고객 전체의 추가 부담으로 돌린 조치는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봤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성 이용자에게만 수건과 비누 사용료를 따로 받는 목욕탕 운영 방식을 차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13일 경북 경산의 해당 목욕탕 운영자에게 요금 부과 방식을 시정하라고 권고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경산시장에게는 관내 목욕탕을 대상으로 행정지도를 실시하도록 요구했다.
조사는 지난해 9월 남성에게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여성에게는 별도 비용을 받는다는 진정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목욕탕 운영자는 여탕에서 수건과 비누 분실이 자주 발생해 물품 재구매에 따른 영업 손실을 줄이려 했을 뿐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산시는 관내 목욕탕 27곳 가운데 22곳이 같은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으며, 공중위생관리법 등에 관련 물품의 무료 제공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숙진 상임위원이 소위원장을 맡은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여탕의 물품 회수율이 낮더라도 일부 이용자의 행동을 이유로 여성 고객 모두에게 추가 비용을 지우는 것은 고정관념에 기댄 조치라고 판단했다. 특히 여성에게만 요금을 받기 전에 보증금을 부과하거나 부착형 비누를 비치하는 등 분실을 막을 다른 방안을 검토하지 않은 점도 차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인권위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영업하는 목욕장업에 공공적 성격이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성별과 관계없이 동등한 이용 조건을 보장하도록 필요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봤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경북 구미의 한 목욕탕이 여성에게만 수건 이용료를 받은 사안을 차별로 판단하고 구미시장 등에게 행정지도를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같은 유형의 요금 관행에 대한 인권위의 판단을 재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