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수건·비누 유료…인권위, 성차별 판단
핵심 요약
남성에게 무료로 제공한 수건과 비누를 여성에게만 유료로 제공한 목욕탕 운영이 성차별로 판단됐다. 인권위는 목욕탕에 시정 조치를 명령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행정지도를 권고했다. 일부 이용자의 수건 미반납 책임을 전체 여성에게 돌린 조치는 성별에 대한 일반화로 인정됐다.
공중목욕탕이 남성 이용객에게는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여성 이용객에게만 별도 요금을 받은 것은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목욕탕에 남녀가 동등한 조건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정 조치를 명령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행정지도를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9월 한 여성 고객이 여성에게만 수건과 비누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목욕탕 측은 여성 구역에서 수건 분실이 자주 발생해 비회원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목욕탕들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인권위는 여성 구역의 수건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이는 수건을 돌려주지 않은 개별 이용자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일부 고객의 행동을 이유로 모든 여성에게 비용을 부과한 조치는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과 일반화에 기반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봤다. 개인의 행위와 무관하게 성별만으로 이용 조건을 달리한 점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목욕탕이 수건 보증금을 받거나 반납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 비누를 고정형 용기에 비치하는 방안 등 대체 수단을 검토하지 않은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인권위는 공중목욕탕이 공공서비스의 성격을 지닌 시설인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실태를 감독·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이용자가 성별과 관계없이 동등하고 비차별적인 조건에서 서비스를 받도록 행정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