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목욕용품 추가요금…인권위 시정 권고
핵심 요약
여성 비회원에게만 수건과 비누 요금을 받은 목욕탕 운영이 성별 차별로 판단됐다. 인권위는 보증금과 부착형 공용 비누 등 손실을 줄일 다른 방안을 검토할 수 있었다고 봤다. 해당 업소에는 이용 조건 개선이, 관할 지자체에는 목욕장 행정지도 강화가 권고됐다.
대중목욕탕이 남성 고객에게는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비회원 일반 여성 고객에게만 별도 이용료를 받은 것은 성별을 이유로 이용 조건을 달리한 차별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28일 해당 업소 사업주에게 차별적 조건을 개선하도록 시정조치를 권고했으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행정지도를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진정인은 지난해 9월 남녀 고객에게 서로 다른 요금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업주는 회원에게는 성별과 관계없이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여탕에서 수건 분실이 빈번해 비회원 여성에게 비용을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관할 지자체도 지역 내 다수 업소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관련 법상 수건을 무료로 제공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여성 고객 대상 유료 제공이 개업 당시부터 이어진 관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영업 과정에서 확인된 분실 문제에 대응해 나중에 마련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여탕의 수건과 비누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일부 이용객의 행동을 여성 전체의 책임으로 일반화해 추가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성별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댄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수건 대여 때 보증금을 받거나 반납 절차를 강화하고, 시설에 부착형 공용 비누를 비치하는 등 손실을 줄일 다른 수단을 먼저 검토할 수 있었다고 봤다. 이런 대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성에게만 다른 조건을 적용한 데에는 개인별 책임 범위를 넘어설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지자체 역시 직접 제재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차별적 요금 관행을 방치해서는 안 되며, 공공적 성격을 지닌 목욕장업이 성별과 무관하게 동등한 이용 조건을 보장하도록 관리·감독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