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두 달 산재 사망 118명…폭염이 부른 노동 현장 위기
핵심 요약
지난해 7∼8월 산재 사망자가 118명으로 2022년 이후 최다를 기록하며 월평균이 다른 달보다 21.1% 많았다. 올해도 야외 노동자 온열질환 추정 사망이 이어지고, 실내 작업자 온열질환도 5.4배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옥외 작업 중단 기준을 마련했지만 실내 작업자 보호 대책은 검토 중이다.
지난해 7∼8월 폭염이 기승을 부린 두 달간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가 118명으로 집계되며 2022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알림e 자료를 보면 이 기간 월평균 사망자는 59.0명으로, 나머지 10개월의 월평균 48.7명보다 21.1% 많았다. 연중 사망자 증가 폭을 웃도는 인명 피해가 여름철 두 달에 집중된 셈이다.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과 강태선 교수는 폭염 때 온열질환뿐 아니라 고온으로 의식을 잃은 뒤 2차 사고로 이어져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야외 노동자의 온열질환 추정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낮 12시 30분경 충북 괴산군 한 야산에서 조림지 풀베기 작업에 투입된 베트남 국적 20대 근로자가 인근 축사 처마 아래에서 쓰러졌고, 이튿날 숨졌다. 당국은 열사병 가능성을 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29일 오후 강원 고성군에서는 40대 작업자가 주택 지붕 공사를 마치고 쉬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9일 하루 온열질환으로 2명이 숨져 올해 누적 사망자는 12명으로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5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면 오후 2∼5시 옥외 작업 중지를 권고하고, 38도 이상이면 옥외 작업을 중단하도록 하는 폭염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책이 옥외 작업 중심으로 마련되면서 실내 노동자는 사각지대에 놓였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실내외 작업장 온열질환자는 2015년 331명에서 2025년 1790명으로 5.4배 늘었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노동자 김대전 씨(57)는 서울 강남구 한 백화점 건물에서 인테리어 철거 작업을 하며 1시간마다 10분씩 쉴 때마다 바깥 공기를 마시러 건물 밖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35년째 마루 시공을 하는 임형준 씨(59)는 쉬는 만큼 임금을 받지 못해 덜 쉬면서 일할 수밖에 없고, 지난주 쓰러진 뒤에도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잠시 쉬고 다시 일했다고 호소했다.
극한 폭염은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30일 오후 부산과 양산, 창원, 김해, 밀양 등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양산은 한낮 기온이 전날에 이어 40.3도까지 올랐다. 기상청은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낮 최고기온이 32∼38도로 예보돼 수도권과 충청권 등으로 극한 더위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부는 실내외 구분 없이 현행법이 적절한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실내 작업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옥외뿐 아니라 실내 작업장까지 아우르는 산재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