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고요 속에서 태어난 작곡가들의 걸작
핵심 요약
브람스와 드보르자크는 호수와 시골 별장에서 자연을 누리며 주요 작품을 완성했다. 포레와 라흐마니노프도 알프스 인근의 휴가지에서 말년의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여름의 휴식 공간은 네 작곡가에게 재충전의 장소이자 새로운 음악을 낳는 작업실이었다.
도시의 작업실과 음악학교, 무대를 잠시 떠난 작곡가들은 여름 휴가지에서도 오선지를 놓지 않았다. 요하네스 브람스는 오스트리아 푀르차흐와 스위스 툰 호숫가에서,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체코 비소카의 별장에서 자연과 가까이 지내며 작품을 썼다. 가브리엘 포레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역시 알프스 주변의 호수와 별장을 창작 공간으로 삼았다.
브람스는 1877년부터 3년간 푀르차흐에서 여름을 보내며 교향곡 2번,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바이올린 협주곡을 썼다. 1886년부터는 3년 동안 툰에 방을 얻어 매년 석 달씩 머물렀다. 새벽 커피와 아침 식사 뒤 호숫가와 숲길을 약 한 시간 반 산책했고, 지인들과 연주도 즐겼다. 이곳에서는 바이올린 소나타 2·3번, 첼로 소나타 2번,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등을 완성했다.
드보르자크는 프라하 서남쪽 비소카에 약 1800평 규모의 농장과 낡은 집을 마련하고 비둘기를 돌보며 작곡에 몰두했다. 작은 방에서 교향곡 8번과 테데움, 피아노 5중주 2번을 완성했고, 걸어서 20분 거리의 연못에서 착상을 얻어 오페라 루살카를 썼다. 미국 내셔널음악원 교수 시절에도 비소카를 그리워한 그는 체코 귀국 뒤 가장 먼저 별장을 찾았다.
파리 음악원 원장이던 포레는 1919년부터 여름마다 안시에 머물며 피아노 5중주 2번과 첼로 소나타 2번을 쓰기 시작했고, 세상을 떠난 1924년에는 현악 4중주를 완성했다. 라흐마니노프는 1932년 루체른 호숫가에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조합한 ‘빌라 세나르’를 세웠다. 일곱 번의 여름 동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와 교향곡 3번 등을 썼지만, 1939년 전쟁의 기운이 짙어지자 별장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