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공동 매입, 미 국채 충격까지 막았다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엔화를 공동 매입해 급락한 환율을 달러당 156엔 안팎으로 되돌렸다. 유로화 매각과 미 국채 담보대출 제도를 활용해 일본의 미 국채 처분 가능성을 낮췄다. 미 국채 금리 상승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을 함께 차단했지만 장기 효과는 불확실하다.

미국과 일본이 지난달 말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함께 매입하며 1998년 이후 28년 만에 공동 개입에 나섰다. 달러당 164엔에 육박해 198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던 엔화는 조치 이후 156엔 안팎까지 반등했다. 미국은 무질서한 엔화 움직임을 개입 이유로 제시했으며,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엔화 안정과 함께 미 국채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세계 최대 미 국채 해외 보유국인 일본이 개입 자금을 마련하려고 국채를 대량 매각하면 가격 하락과 수익률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재정적자,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겹치며 최근 5.2%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 개입 과정에서도 미 국채 매도 압력을 낮추는 방식이 동원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미 재무부를 대신해 달러가 아닌 유로화를 팔아 엔화를 사들였다. 일본은 연준의 외국·국제통화당국 레포 제도를 이용해 미 국채를 처분하지 않고 담보로 맡긴 뒤 달러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는 향후 개입 재원에도 이 통로를 활용할 계획이며, 미국은 제도 규모 확대를 연준에 권고할 뜻을 내비쳤다.
엔화 급변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동시다발적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 대상이다.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미국 등 해외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왔지만, 환율이 크게 움직이거나 일본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미국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자산 매도가 확산할 수 있다. 다만 지난 4월과 5월 일본이 약 700억달러를 투입하고도 반등이 오래가지 않았던 만큼, 미·일 금리 차와 일본의 재정 문제 같은 구조적 요인이 유지되면 공동 개입의 지속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