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충격에 아시아 야간 불빛 위축
핵심 요약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육지 약 60%에서 야간 조명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했다. 방글라데시는 국토 70% 이상에서 불빛이 줄었고 산업 중단과 조기 폐점, 농촌 정전이 이어졌다. 각국이 대체 에너지 협력을 넓히는 가운데 필리핀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액은 145% 증가했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이 흔들리면서 중동산 연료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경제 활동과 야간 조명이 함께 위축됐다. NASA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계절적 영향을 제외해도 두 지역 육지의 약 60%에서 비정상적인 조명 감소가 포착됐다. 미얀마와 파키스탄, 인도, 캄보디아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영토 대부분에 걸친 감소 현상이 확인됐다.
방글라데시는 지난 5월 국토의 70%가 넘는 지역에서 야간 조명이 1년 전보다 줄어 충격이 가장 뚜렷했다. 부족한 액화천연가스를 확보하려고 기준 가격의 약 세 배에 이르는 현물 물량을 들여와야 했고, 산업 중심지에서는 공장 조업과 신규 건설이 멈췄다. 상점과 식당은 영업을 일찍 끝냈으며 일부 농촌에서는 하루 수 시간씩 정전이 이어졌다.
조명 감소는 기반 시설이 취약하고 물가 상승을 견딜 여력이 작은 대도시 외곽과 농촌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수도와 산업 거점은 비교적 버텼지만 빈곤 지역에 공급난의 부담이 집중됐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휴전한 뒤 비정상적인 조명 감소 지역의 비중은 약 54%로 소폭 낮아졌다. 올해 동남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입액은 석유·가스 가격 상승으로 약 1천600억 달러, 한화 약 229조원까지 늘어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에너지 확보 움직임도 빨라졌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러시아와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캄보디아는 중국 지원을 받아 약 10억 달러 규모 수력발전소 건설에 들어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6월 러시아 카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에너지 안보를 논의했다. 필리핀의 3∼5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액은 4억700만 달러로 145% 늘어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2위가 됐다.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 방글라데시·파키스탄·캄보디아의 공급 부족이 재연될 위험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