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CXMT D램 협상 결렬…기존 3사 협상력 커진다
핵심 요약
애플과 CXMT의 모바일 D램 공급 협상이 가격 이견으로 결렬됐다. CXMT는 중국 빅테크 주문과 높은 생산 원가로 가격을 낮출 유인이 크지 않다. 대체 공급처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가격 협상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애플과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모바일 D램 공급 협상이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기기의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저전력 D램인 LPDDR5X 도입을 논의하고, 중국 판매용 아이폰에 CXMT 제품을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애플은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새 공급처로 편입해 기존 메모리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 했지만, CXM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낮은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 CXMT는 지난 6월 텐센트와 30억달러, 지난달 바이트댄스와 최대 5년간 70억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화웨이·샤오미·알리바바의 수요도 이어져 내년 생산 물량 상당 부분이 계약된 상태로 관측된다.
CXMT의 가격 인하 여력은 생산 조건에도 제약받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극자외선(EUV) 장비 대신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활용하면서 같은 생산량을 내는 데 약 30% 더 많은 웨이퍼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빅테크의 대규모 주문을 이미 확보한 데다 생산 원가 부담까지 안고 있어, 애플 물량을 얻기 위해 가격을 추가로 낮출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대체 공급처 확대가 막히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3대 메모리 업체의 가격 결정력은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공지능용 고대역폭메모리 생산 확대로 LPDDR5X를 포함한 일반 D램 공급도 빠듯해졌고, 애플은 다음 분기 D램 구매 비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CXMT와 YMTC가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된 점도 변수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등은 지난달 29일 애플에 두 회사의 메모리를 사용하지 말고 오는 21일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