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망 다변화에 K반도체 방어전
핵심 요약
애플이 중국 판매 제품에 CXMT 메모리를 탑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CXMT의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 등으로 실제 공급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한국은 HBM과 차세대 OLED의 기술 우위와 정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반도체를 적용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부품 조달을 분산하고 원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협력이 현실화하면 CXMT는 애플 납품 경험을 품질 경쟁력의 근거로 활용해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다.
CXMT의 공급망 편입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회사는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미국 정부가 거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으며, 가격과 공급 능력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다만 애플의 품질 검증을 통과해 신뢰를 확보할 경우 마이크론을 넘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메모리 시장 3강 구도를 형성하려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제기된다.
애플은 약 20년 동안 고급 부품은 한국과 대만에서, 범용 부품은 중국에서 조달하는 이중 소싱 전략을 활용해 왔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사양을 임의로 바꾼 문제가 있었지만 애플 공급망과 자국 보조금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맥북 패널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LG디스플레이를 넘어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은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도 CATL·BYD와 공급을 논의했으나 미국 전용공장 설립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 합의하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아이폰용 OLED 등 고사양 제품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메모리 기업도 고성능 칩 분야의 기술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가 범용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면 한국 산업의 기반이 위축되고 한중 기술 격차가 좁아질 수 있다. 국내 기업에는 HBM과 차세대 OLED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의 기술 우위가, 정부에는 세제·투자 지원과 기술안보 체계 강화가 핵심 대응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