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전 가임력 보존, 지원 사각지대 줄인다
핵심 요약
암 치료로 생식 기능이 손상될 수 있어 진단 초기 가임력 보존 상담이 중요하다. 대한암협회는 정부 지원에서 빠진 2·3차 시술과 난소조직 동결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건강보험 적용과 병원 간 신속한 연계 체계 구축이 향후 제도적 과제로 제시됐다.
암 생존율 향상으로 치료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가임력 보존이 암 치료 과정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항암·방사선 치료와 수술은 가임기 환자의 생식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진단과 수백만원대 초기 시술비 때문에 보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암 환자 가임력 보존 의료비 지원사업은 이런 경제적 부담을 낮춰 치료 뒤 임신과 출산의 선택지를 남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암 환자는 종양의 영향이나 진단 전후 전신 상태로 난소 기능이 이미 저하돼 한 번의 난자 채취만으로 충분한 생식세포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난소 기능이 감소했거나 연령이 높은 환자, 항호르몬 환경에서 시술하는 유방암 환자에게는 2·3차 채취가 필요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이 본인부담금의 50%를 생애 한 번 보조하는 데 그치는 가운데 대한암협회는 올해 여러 차례의 시술과 난소조직 동결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현재는 월경 주기와 관계없이 난소 자극을 시작하는 랜덤-스타트 방식으로 대개 2주 안에 난자 채취를 마칠 수 있다. 대부분의 암, 특히 고형암에서는 계획된 치료의 적정 시기와 예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간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아 진단 초기에 개별 상담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여성 환자는 난자 채취가 어려울 수 있어 사춘기 이전부터 난소조직 동결을 검토하고, 연령과 이해 수준에 맞춰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설명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
가임력 보존센터가 없는 병원은 시술 가능한 인근 의료기관을 협력기관으로 지정하고, 암 진단 직후 생식의학 전문의와 연결하는 표준 진료 경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도 개선의 핵심은 가임력 보존을 선택적 시술이 아닌 치료로 인한 의학적 손상을 막는 과정으로 인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본인부담률을 암 환자 산정특례에 준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공적 지원과 민간 지원을 보완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국내 환자의 장기 추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