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호 친일 행적 확인…“후손 개인 비난 경계해야”
핵심 요약
안상호는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4389명에는 없지만 친일 행적은 확인됐다.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추모대회 준비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집필진은 하영 개인에 대한 비난보다 역사적 맥락과 해방 후 반성의 부재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부터 친일인명사전 집필에 참여한 방학진 사무처장은 13일 라디오 방송에서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사전 수록자 4389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안상호의 친일 행적 자체는 확인된 사실이라며, 하영 개인에게만 관심과 비판이 집중되는 방식은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상호의 이름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1909년, 일제가 경성에서 추진한 이토 추모대회의 준비위원 명단에 올랐다. 방 사무처장은 이 기록을 근거로 안상호를 친일파로 판단할 수 있지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할 정도의 기준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전 미등재가 친일 행적까지 없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취지다.
방 사무처장은 독일에서 약 1000만명에 이르는 나치 당원 명부가 공개된 사례도 언급했다. 당시 독일 인구의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명단 공개의 목적은 특정 집안을 낙인찍는 데 있지 않고 가족에게 인자했던 조상도 역사적으로는 잘못을 저질렀을 수 있다는 점을 돌아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친일 문제 역시 개인의 혈연보다 그러한 환경이 형성된 과정과 해방 이후 참회·반성·화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현실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조부의 친일인명사전 등재에 억울함을 표시했던 한 여배우가 이후 집필진을 비공식적으로 찾아 조상의 행적을 함께 공부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반성한 사례도 소개됐다. 방 사무처장은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에게는 역사 문제를 대하는 공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이 하영에게 조상의 행적과 시대적 맥락을 성찰하고 더욱 성숙한 배우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