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폭우로 토사에 휩쓸려
핵심 요약
경북 안동시 일직면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가 폭우로 토사에 휩쓸려 임시주택 10동이 흩어지고 내부가 진흙탕이 됐다. 주민들은 창문으로 탈출하는 등 긴박한 상황을 겪었으며,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북도는 185가구 238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했으며, 추가 강우가 예보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9일 오전 11시께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 위치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가 폭우로 인해 쑥대밭이 됐다. 2025년 3월 경북산불 당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설치된 임시주택 10동은 토사에 떠밀려 원래 위치에서 이리저리 흩어졌고, 한 주택은 30m가량 밀려나 주택 담벼락 위까지 올라갔다. 마을과 도로를 나누던 울타리도 무너졌으며, 임시주택 내부는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장화와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침수된 임시주택을 청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고령의 주민들은 나뒹구는 세간살이를 건져 차량으로 옮겼다. 임시주택에 거주하는 권영환(74) 씨는 “어젯밤 자다가 모터 소리 같은 게 나서 창문을 열었더니 물이 쏟아졌다”며 “물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아 아내와 함께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구조대가 뻘 때문에 접근하지 못해 나이 많은 어른들을 모시고 높은 집으로 대피해 모두 무사했다”며 “산불 피해에 이어 물 피해까지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권 씨의 아들 권모(40) 씨는 “산불 피해를 입고 살 집을 빨리 구해야 해서 넓은 공터와 전기 설비가 갖춰진 이곳을 임시주택단지로 선택했다”며 “당시에는 물난리가 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시주택뿐 아니라 기존 주택들도 피해를 입어 벽돌 담벼락이 무너지고 마당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됐다. 마을에는 포크레인과 크레인이 투입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도내에서 폭우로 대피했다가 귀가한 인원은 136가구 182명이며, 아직 185가구 238명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에서 지내고 있다. 안동(남선)의 누적 강수량은 17일 이후 211mm, 의성군에는 시간당 최대 46mm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까지 경북권에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