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각국, 거액 로비로 워싱턴 직통로 확보
핵심 요약
아프리카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대형 로비업체에 거액을 투입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연간 900만 달러 계약 이후 공개 찬사와 군사협력 확대를 끌어냈다. 민주콩고와 탄자니아도 정규 외교채널을 우회해 대통령 주변 인사와의 접촉을 강화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정적 인식을 누그러뜨리고 미국 정책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공화당계 대형 로비업체에 거액을 투입하고 있다. 정규 외교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무부나 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주변 인사와 연결되는 비공식 통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나이지리아는 워싱턴DC의 DCI그룹과 연간 900만 달러, 약 12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로저 스톤 등을 컨설턴트로 투입했다. 올루레미 티누부 영부인은 지난 2월 미국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그를 높이 평가하며 대테러 협력을 강조했다. 이후 미국의 나이지리아 공습은 양국 합동작전으로 정리됐고, 공격헬기 12대 수출과 군사고문단 200명 파견도 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으며, 몇 달 전에는 나이지리아를 기독교인을 탄압하는 국가로 비판했다. 미국이 지난해 성탄절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독자 공습하면서 주권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이런 위기 속에서 나이지리아 정부가 대미 로비에 나섰지만, 야당 아프리카민주회의에서는 국내 안보·경제 문제 대신 해외 이미지 개선에 돈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슷한 전략은 다른 국가로도 확산했다. 민주콩고는 트럼프 대선캠프의 자금 조달원이었던 브라이언 발라드가 이끄는 업체와 계약한 뒤 대미 관계를 개선했고, 미국은 르완다 제재와 민주콩고 핵심광물 개발권 확보 작업에 착수했다. 탄자니아도 지난해 대선 과정의 시위대 유혈 진압으로 비판받자 트럼프 캠프 핵심 인사 데이비드 어반의 업체를 고용했다. 개인적 친분과 직접 접촉을 앞세운 로비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미 외교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적 절차와 사적 영향력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