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EU 협상 재개 투표 앞두고 외풍 차단
핵심 요약
아이슬란드가 EU 가입 협상 재개 국민투표를 앞두고 외부의 정치적 개입을 경계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로 팽팽하게 맞섰다. 어업권과 유로화, 안보 및 주권 문제가 투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아이슬란드가 오는 29일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재개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EU 측에 정치적 개입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찬성표를 독려하는 아이슬란드 정부는 외부 지원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와 소르게르뒤르 카트린 군나르스도티르 외무장관도 결정권은 전적으로 자국민에게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다른 국가의 선거나 국민투표에 어떤 방식으로도 관여하지 않으며, 이번 결정 역시 아이슬란드 국민의 몫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올해 들어 유럽 고위 정치인 최소 7명이 아이슬란드를 방문해 가입 재추진에 힘을 실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달 찬성표가 아이슬란드에 손해를 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고, 코스타스 카디스 EU 어업 담당 집행위원은 4월 어업 분야의 일부 양보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대 쟁점은 아이슬란드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어업이다. 어업권 통제를 비롯해 유로화 도입과 국제 정세 변화 속 안보 문제도 표심을 가를 사안으로 꼽힌다. 6일 공개된 갤럽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로 같았고, 미정 응답은 8%였다. 인구 39만4천명인 아이슬란드는 당초 내년께 투표할 계획이었지만, 그린란드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병합 위협을 겪자 일정을 앞당겼다.
찬성 진영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호방위 조약으로 연결된 EU에 합류해야 국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 진영은 민주주의와 삶의 질, 국민소득 등에서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입할 경우 입법·규제 권한과 독자적 의사결정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맞선다. 투표 가결 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2028년께 가입하면 아이슬란드는 몰타를 제치고 EU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회원국이 된다. EU는 예산 기여와 북극 안보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