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움직이는 힘, 보상보다 동경
핵심 요약
아이의 자발적인 노력은 보상과 압박보다 동경과 열망에서 시작된다. 존중받는 관계와 구체적인 미래상은 지속적인 자율 동기를 키운다. 부모와 교사는 좋은 모델과 만남을 제공하고 아이의 관심이 빛나는 순간을 발견해야 한다.
무기력하거나 노력할 의욕이 생기지 않아 외래를 찾는 아이와 부모가 여전히 많다. 부모는 여러 자극과 보상을 동원해 열심히 하라고 재촉하지만, 아이들은 그 말에서 별다른 의미나 힘을 얻지 못한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는 약 30년간 아이들을 만나며 자발적인 노력의 출발점으로 발견과 동경, 열망의 연결에 주목했다.
아이의 변화는 마음을 끄는 사람이나 세계를 발견하고, 그곳에 닿고 싶다는 열망을 품을 때 시작됐다. 르네 지라르의 모방적 욕망은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그 대상을 욕망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앨버트 반두라의 관찰학습 이론도 아이가 훈계보다 모델을 통해 배운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부 자체보다 배움을 통해 빛나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 사람의 모습을 동경할 때 아이는 스스로 움직일 이유를 갖게 된다.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의 자기결정성 이론에서는 보상과 압박에 의한 통제된 동기보다 스스로 의미를 찾은 자율적 동기가 오래 지속된다. 이런 동기는 존중받는 관계와 경험 속에서 자란다. 헤이즐 마커스가 제시한 ‘가능한 자기’ 개념은 미래의 자기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일이 현재 행동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열망은 닮고 싶은 존재를 통해 미래의 자신을 설계하는 과정인 셈이다.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한 역할은 명령보다 만남과 본보기를 마련하는 일이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어른이나 배움으로 삶을 넓힌 사람, 책 속 인물과 다큐멘터리의 과학자를 접하게 하고, 부모도 배우는 즐거움을 보여줄 수 있다. 아이가 관심사를 이야기하며 눈빛을 밝히는 순간을 알아보고 재능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대로 성적을 이유로 수치심을 주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 공부가 동경이 아닌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채찍보다 바라볼 대상을 찾도록 돕고 어떤 사람이 멋져 보이는지 묻는 접근이 아이 안의 희미한 열망을 드러내는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