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촬영 증거 없앤 경찰관, 처벌 대신 징계
핵심 요약
아들의 불법 촬영 시도와 관련된 휴대전화를 없앤 A경감이 친족 특례로 불송치됐다. 증거인멸을 돕거나 지시한 정황은 휴대전화와 내부 메신저, 통화 기록 조사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A경감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엄중히 징계할 예정이다.
불법 촬영을 시도한 아들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버린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북 지역 경찰관이 형사처벌을 피하게 됐다. 전북경찰청은 13일 A경감의 증거인멸 혐의에 친족 간 특례를 적용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경찰관 신분으로 증거물을 없앤 행위는 부적절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A경감은 지난 5월 아들 B군이 담임교사의 신체 일부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려 했다는 사실을 안 뒤 해당 기기를 파손해 내다 버린 혐의를 받았다. 전주완산경찰서 수사팀은 사라진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해 교사의 증언 등을 토대로 B군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미수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A경감 관련 의혹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이 경찰 가족 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후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가 증거인멸 혐의를 조사했다. 친족을 위해 단순히 증거를 없앤 행위는 특례에 따라 처벌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조언한 행위는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교사 가능성까지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수사팀은 A경감의 휴대전화와 경찰 내부 메신저 기록, 기존 수사팀의 통화 내역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동료 경찰관이 휴대전화 처분을 돕거나 A경감이 가족 등에게 증거인멸 방법을 조언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형사책임을 물을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한 행위 자체는 경찰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신분상 책임에 어긋난다고 보고 엄중한 징계를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