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딛고 다시 창업…재도전 생태계 해법은
핵심 요약
윤형준 대표를 비롯한 연쇄 창업가들은 반복된 실패와 위기 속에서도 다시 사업에 도전했다. 창업 실패 뒤 금융·취업·재창업 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개인이 떠안는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재도전 기회 확대와 정부 역할 재정립, 성장 기업 후속 투자, 창업 롤모델 확산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제주 렌터카 중개 업체 캐플릭스를 운영하는 윤형준(50) 대표는 13차례 사업을 시작한 연쇄 창업가다. 제주대를 졸업한 뒤 새벽시장 배달, 과일 구독, 식당 회식 입찰 앱 등 여러 분야에 뛰어들었고 몇 차례 투자금 회수에도 성공했지만, 대부분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럼에도 이용자 1000명에 머물던 서비스를 거듭 손질해 하룻밤 만에 2만명으로 키운 경험 때문에 도전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윤 대표는 직원 급여를 마련하려고 신장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조건까지 걸고 사채를 빌렸다가 상환했다. 14년째 이어온 현재 사업도 엔데믹 이후 제주 여행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면서 연간 350억원의 적자를 냈고, 직원 수를 120명에서 30명으로 줄였다. 아자르를 미국 기업에 2조원에 매각한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창업자는 김밥집과 옷가게, 사진 스튜디오를 거쳤으며, 이승건 토스 창업자도 2011년 소셜미디어 사업을 포함한 여덟 번의 실패 뒤 금융 유니콘을 세웠다.
일곱 번째 창업에 나선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는 회사를 매각한 뒤 기뻤던 2~3일을 제외하면 창업 과정이 고통과 실패의 연속이었다고 돌아봤다. 반복 창업가와 투자자, 전문가들은 혁신의 이익은 사회가 누리지만 신용 하락과 경력 단절, 낙인은 개인이 감당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패 경험을 다음 도전의 자산으로 인정하고, 금융과 취업·재창업 시장으로 복귀할 통로를 열어 위험이 창업자에게만 집중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창업 생태계 개선책은 다섯 가지로 압축된다. 실패 비용을 낮추고, 첫 시도를 수정해 재검증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정부 지원은 상금 지급에서 끝내지 말고 실증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되, 공공이 직접 선수가 되기보다 공정한 규칙을 운용하는 심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신설 법인 수보다 시장성이 확인된 기업의 매출·고용 성장을 후속 투자로 뒷받침하고, 스타트업 합류에서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로와 성공한 창업가의 역할을 청년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