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막힌 대출 총량제, 잔금·청년층 별도 관리 검토
핵심 요약
은행권의 가계대출 여력이 줄면서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잔금대출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 당국은 잔금대출과 청년·신혼부부 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별도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의 주담대 한도 축소와 접수 제한이 확산하며 사후 예외 조치와 차주 간 형평성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권의 공급 여력이 빠르게 줄면서 분양계약을 마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12일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등 입주 예정 단지를 대상으로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하며 실수요 지원에 나섰다. 금융 당국도 잔금대출과 청년·신혼부부 대출을 은행별 총량 관리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디에이치 방배에 각각 1000억원씩, 모두 3000억원의 잔금대출 한도를 배정했다. 공급 규모가 제한되자 예비 입주자들은 금리와 한도를 충분히 비교하지 못한 채 상담과 접수를 서두르고 있다.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이 선착순 경쟁으로 번지면서 한도 배정 이후에도 대출 현장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수요 대출을 총량 규제에서 따로 관리하는 조치는 과거에도 시행됐다. 2021년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여 전세대출과 잔금대출까지 막힐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 당국은 그해 4분기 전세대출을 총량 한도에서 제외하고 잔금대출 공급을 관리했다. 올해도 강도 높은 규제 뒤에 예외안을 마련하는 비슷한 상황이 5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다.
입주 시기와 물량이 정해진 잔금대출은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연초 총량 목표부터 불가피한 실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예외가 사후적으로 반복되면 개별 주택 매수자와 분양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달라지는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주택 구입용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모집인 접수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일부터 비대면 주담대를 한시 중단했으며,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월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NH농협은행도 모집인 채널을 제한하고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비대면 신규 취급을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