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 임차인 보호는 공백
핵심 요약
정부 세제개편안은 종부세와 양도세를 실거주 중심으로 조정했다. 청년 월세 공제 등이 포함됐지만 세입자 보호책은 제한적이다. 과세 형평성과 정책 신뢰, 세입 기반 확충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세제개편안은 부동산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가 32억2000만원 초과 고가주택의 종합부동산세를 올리고, 44억5000만원과 71억원을 경계로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도 커진다. 반면 임차 가구를 직접 겨냥한 대책은 제한적이어서 주거 안정의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실제 거주한 주택의 공제율을 높이고 보유만 한 주택의 혜택은 줄이는 방식으로 바뀐다. 2029년부터 보유공제는 폐지되고 거주공제만 남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집주인이 절세를 위해 보유 주택에 직접 입주하거나 늘어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넘길 경우, 최근 급등한 전월세 가격과 맞물려 주택 보유자와 세입자의 주거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임차인 지원은 청년 월세 납부액 세액공제와 주말부부의 전세금·월세보증금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확대 등에 머물렀다. 청년 개인형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대한 세제 지원, 근로장려세제의 소득요건 상향과 지급액 확대도 담겼다. 부양가족 소득금액 기준은 연 500만원 이하에서 750만원 이하로 넓어졌지만, 임차 거주 비중이 높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덜기에는 가시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속·증여 분야에서는 최대주주의 고의적인 주가 하락 행위가 적발되면 주식 가치를 최소 30% 가중해 과세하고, 베이커리 카페의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30년 운영과 직접 제빵·판매로 강화한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생산비용 일부를 공제하는 제도도 신설된다. 다만 시가 30억원대 초반 주택의 종부세가 줄고 납세자 10명 중 8명의 부담이 감소한다는 분석, 양도세 중과 완화 반복에 따른 정책 신뢰 저하 문제가 남았다. 올해 조세부담률은 18.7%로 OECD 평균 25%보다 낮아 세입자 보호와 세입 기반 확충을 함께 다룰 후속 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