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밖 삶을 무대에 올린 노들에스쁘와
핵심 요약
노들에스쁘와가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과 지역사회 생활을 춤으로 표현했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단원들은 개인별 속도와 상상력을 살리는 방식으로 공연을 만든다. 공공일자리 폐지로 급여 기반을 잃었지만 향후 3년간 ‘홈’을 발전시키며 활동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노들에스쁘와가 탈시설 이후의 일상과 자립을 춤으로 풀어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노들장애인야학 연습실에서는 다음 공연을 위한 ‘마리오네뜨’ 연습이 진행됐다. 무용수들은 일대일로 마주 선 채 상대의 움직임을 따라 하다가 신호에 맞춰 멈추는 동작을 대여섯 차례 반복하며 각자의 속도로 합을 완성했다.
노들에스쁘와는 발달장애인 10명과 비장애인 6명으로 구성됐으며, 부르키나파소 출신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가 강사와 총괄 안무를 맡고 있다. 2017년 활동을 시작한 뒤 첫 3년 동안 일방적으로 동작을 가르치는 방식을 벗어나 개인별 속도와 상상력을 살리는 방법을 마련했다. 물과 바람, 소리에서 떠오른 움직임을 춤으로 만들고, 단원이 좋아하는 음악과 편안하게 느끼는 동작을 공연 구성에 반영했다.
장애인 단원 10명은 짧게는 8년, 길게는 49년 동안 시설에서 생활했으며 2024년 마지막 단원까지 시설을 나와 자신의 집을 마련했다. 올해 공연 ‘홈’은 집에서 쉬고 활동지원사와 외출하며 편의점과 마트, 제주도 등 원하는 곳으로 향하는 삶을 무대에 담았다. 2023년 ‘어라운드 마로니에’, 2024년 ‘컴백’에 이은 세 번째 작품으로, 시설을 떠나 본래의 삶으로 돌아온 뒤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연결해 보여줬다.
무용단은 2022년부터 공연 활동을 본격화했고, 2023년에는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4개월 동안 매달 참여형 공연을 열어 관객과 접점을 넓혔다. 수년간 말이 없던 단원이 무대에서 시를 읊고, 공연 전 오랜 설득이 필요했던 단원이 다음 일정을 먼저 묻는 변화도 나타났다. 서울시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이 2024년 폐지돼 정식 급여를 받던 단원들은 일자리를 잃었지만, 무용단은 ‘홈’을 향후 3년에 걸쳐 발전시키며 다른 지역과 장애인 유관기관을 찾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