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비밀 핵시설 잔존 물질 연내 반출 추진
핵심 요약
시리아와 IAEA가 미국의 중재로 키바르 핵시설의 잔존 핵물질을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핵물질은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된 원자로가 파괴된 뒤 99번 구역에 숨겨진 우라늄 정광이다. 제거 작업은 조만간 시작돼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리아 과도정부가 미국의 중재를 거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동부 데이르에조르의 비밀 핵시설에 남아 있는 핵물질을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는 약 3주 전 이뤄졌으며, 관련국들은 조만간 작업을 시작해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해당 물질은 핵무기 제조 수준은 아니지만 재래식 폭탄과 결합하면 주변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더티 밤’에 쓰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아사드 전 정권은 2001년부터 데이르에조르에 키바르 핵시설을 비밀리에 건설해 운용했다. 시설의 원자로는 북한의 지원을 받아 영변 원자로와 유사한 방식으로 지어진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했다. 이스라엘이 2007년 시설을 공습해 원자로 등 주요 설비를 파괴하자, 시리아는 남은 우라늄 정광인 옐로우 케이크를 시설 안 ‘99번 구역’에 은닉했다.
2024년 12월 내전 끝에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직후 이스라엘은 혼란을 틈탄 핵물질 탈취를 우려해 시설 입구를 폭격하고 접근 통로를 차단했다. 이후 미국과 99번 구역 처리 방안을 논의했고, 미국은 샤라아 과도정부에 핵물질 문제를 제기했다. 새 정부는 전 정권의 기밀이었던 핵물질의 존재를 당시까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이란, 이라크 등 주변국의 핵개발을 감시하며 핵전력 우위를 유지해 왔다.
수주일 전 99번 구역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자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기존 합의를 깨고 핵물질에 접근하려는 것으로 의심했다. 역내 경쟁국인 튀르키예가 이를 돕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며, 핵물질이 현장에 남거나 양국 정부가 접근을 시도하면 재폭격할 수 있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자제시키면서 IAEA와 시리아의 합의를 서둘러 중재했다. 경제 재건을 위해 서방과 협력을 모색하는 샤라아 정부는 핵·화학무기 등 전 정권의 유산을 정리하는 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