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대사 부임, 한·미동맹 조율 과제로
핵심 요약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린치핀’으로 강조했다. 이 표현은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사용한 뒤 미국의 외교안보 문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양국은 대미 투자와 원자력 협력 등 현안을 풀며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춰 동맹의 역할을 조율해야 한다.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에 도착한 뒤 한·미동맹을 설명하는 말로 ‘린치핀’을 가장 먼저 꺼냈다. 린치핀은 수레바퀴가 축에서 빠지지 않도록 바깥쪽에 꽂는 작은 핀으로, 조직이나 체계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를 가리킨다. 한국을 이 말에 빗댄 데에는 동북아 안보질서에서 한국이 지닌 전략적 위치가 담겨 있다.
한·미동맹에 린치핀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인물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6월 캐나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동맹의 역할을 한국과 미국은 물론 태평양 전체의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축으로 규정했다. 이후 이 표현은 미국 정부의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외교안보 문서에 거듭 포함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역내 안보와 번영을 강조할 때 활용했다.
미국은 미·일동맹을 설명할 때 건물의 기초를 잡는 초석을 뜻하는 ‘코너스톤’을 주로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두 표현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를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지만, 두 용어는 동맹의 서열보다 서로 다른 기능을 부각하는 수사로 다뤄져 왔다. 한국은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 위협에 대응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최전방 고리로, 일본은 주일미군 기지와 금융·경제적 지원을 토대로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전력 투사를 뒷받침하는 거점으로 구분된다.
현재 한·미 사이에는 대미 투자와 쿠팡 문제, 원자력 협력, 핵추진잠수함 등 조율해야 할 현안이 놓여 있다. 린치핀이라는 표현이 외교무대에서 반복돼 의례적인 문구가 됐더라도 동맹의 가치와 기능이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스틸 대사의 부임은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재개하고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춰 동맹의 역할을 다시 조율해야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