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500회에도 막지 못한 흉기 40회…울산 주차장 살인미수 전말
핵심 요약
울산 주차장에서 전 남자친구가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40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스토킹 신고와 법적 보호조치에도 불구하고 범행이 이뤄져 피해자 보호 제도의 한계가 드러났다. 범인은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상고했으며, 시민들의 도주 저지가 빛난 사건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7월 28일 오후 3시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전 남자친구 장형준(34)이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장형준은 A씨의 목과 가슴, 복부 등 급소를 40여 차례 찔렀고, A씨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중태에 빠져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사건은 스토킹 범죄가 강력범죄로 이어질 위험성과 피해자 보호 제도의 한계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건의 발단은 약 한 달 전인 7월 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장형준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A씨를 집에 감금한 채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지만, A씨가 보복을 우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서 경고 조치로 마무리됐다. 이후 장형준의 집착은 심해져 첫 신고 이후 엿새 동안 전화 168차례와 문자메시지 약 400통을 보냈고, A씨는 7월 9일 두 번째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100m 이내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긴급응급조치를 시행했고, 7월 14일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받아냈다.
법적 보호조치에도 장형준의 범행은 막히지 않았다. 그는 범행 전 병원 주차장을 다섯 차례 찾아 도주로를 확인했고, 범행 당일 차 안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여자친구 살해', '강남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사건', '우발적 살인 형량' 등을 검색했다. 범행 직후 그는 미리 주차해 둔 경차를 타고 달아나려 했지만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차량 앞을 가로막고 소화기를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며 도주를 저지했다. 장형준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벗어나지 못한 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과 잔혹성,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장형준의 신상을 공개했는데, 이는 살인미수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장형준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었고, 재판에서는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계획범죄가 아니었다',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무릎을 꿇는 돌발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5년 12월 울산지법은 장형준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8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장형준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부산고법 울산재판부는 원심을 유지했고, 그는 다시 상고했다. 양형이 확정되면 장형준은 2047년 7월 29일 만 55세에 만기 출소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