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380만 밤 분석…한국 중년 여성 수면의 질 '경고등'
핵심 요약
삼성전자 등 공동 연구팀이 5개국 여성 19만2천500명의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 약 380만 밤을 분석했다. 한국 여성은 미국 여성보다 총 수면 시간이 평균 27.1분, 실제 수면 시간이 24.7분 짧았고, 수면의 질 저하가 30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중년 여성의 수면 문제는 단순 노화가 아닌 관리가 필요한 신호로, 전문의 상담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갱년기를 앞둔 여성들이 호소하는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문제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워치 데이터로 객관적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미국·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서 미국, 한국, 독일, 프랑스, 영국의 20∼65세 여성 19만2천500명의 갤럭시워치 수면 기록 약 380만 밤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총 수면 시간이 크게 짧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시점도 더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주목한 지표는 잠든 뒤 최종 기상 전까지 깨어 있는 시간을 뜻하는 '입면 후 각성 시간'(WASO)이다. 분석 결과 수면 중 각성 시간은 갱년기를 전후로 급격히 늘었다. 20∼24세 여성에 견줘 50∼54세는 평균 5.4분(15.3%), 55∼59세는 8.8분(24.9%), 60∼64세는 11.2분(31.7%) 더 오래 깨어 있었다. 반면 실제 잠든 시간은 50대 초반 약 13분, 60대 초반 약 17분 감소에 그쳐, 중년 여성의 가장 큰 변화는 '잠을 덜 자는 것'보다 '잠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임을 보여줬다.
한국 여성의 수면 양상은 서구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 여성은 미국 여성보다 총 수면 구간이 평균 27.1분, 실제 수면 시간이 평균 24.7분 짧았고, 독일·프랑스·영국 여성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컸다. 수면의 질 변화 시점도 달라 미국과 유럽 여성은 밤중 각성이 주로 50세 전후부터 증가한 반면, 한국 여성은 30대 초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30대 중반이면 서구 여성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근무 문화, 늦은 취침, 사회적 스트레스, 아시아권 생활습관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수면 전문가들은 갱년기 여성의 수면 문제를 단순히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갱년기 수면장애는 피로와 짜증, 집중력 저하, 삶의 질 감소, 업무 생산성 저하,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기가 수면 변화를 장기간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어 의료진 상담과 개인 맞춤형 관리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밤에 자주 깨는 증상이 몇 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상담과 함께 규칙적인 수면 습관, 운동, 카페인·음주 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