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쉘터가 드러낸 지역별 기후안전 격차
핵심 요약
경기지역 스마트쉘터 설치 규모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한 곳당 최대 1억5천만원의 비용과 좁은 보도, 유지비 부담이 확충을 가로막고 있다. 기후안전의 지역 격차를 줄이려면 국가·도 차원의 재정 지원과 실용형 모델 확대가 필요하다.
역대급 폭염으로 냉난방 기능을 갖춘 밀폐형 버스정류장 ‘스마트쉘터’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지역의 설치 규모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성남시는 최근 5년간 분당구 42곳과 수정·중원구 각 23곳 등 88곳을 조성했고, 올해 말까지 107곳을 더해 총 195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추가 사업 예산은 200억원이다. 반면 안산 9곳, 시흥 12곳, 수원 20곳에 머물렀으며 여주는 34곳으로 집계됐다.
안산·시흥·수원·여주에는 각각 1천200∼1천400여 개의 버스정류장이 있어 스마트쉘터 설치 비율은 여전히 낮다. 냉난방 장치와 정보통신 설비를 포함한 시설 한 곳의 조성비가 1억∼1억5천만원에 이르고, 냉방기 전기료 등 해마다 유지비도 발생한다. 경기도 매칭 사업의 도비 지원 비율도 30%에 그쳐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역은 연간 1∼2곳을 늘리는 데 그치고 있다. 온열 의자와 개방형 송풍기 설치도 추진되지만 폭염 대응 효과와 이용자 만족도에는 한계가 있다.
예산을 확보해도 좁은 보도와 주변 상권의 반대가 설치를 가로막는다. 밀폐 구조물을 세우면서 보행 흐름을 유지하려면 보도 폭이 최소 6m는 돼야 해 구도심과 상가 밀집 지역은 후보지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구조물이 점포의 가시성을 떨어뜨린다는 민원도 변수다. 여주시는 기존 박스형 정류장의 뼈대를 활용하고 냉난방기만 추가해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외곽 지역의 긴 배차 간격과 고령 이용자의 대기 시간을 고려해 이 실용형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쉘터는 비바람을 피하던 대기 장소를 넘어 폭염과 한파 때 시민을 보호하는 응급 쉼터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무더위쉼터로도 활용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도로나 공원처럼 최소 수준이 보장돼야 할 시설은 거주 지역과 무관하게 고르게 제공하는 ‘공간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시·군 예산에만 맡기지 않고 도비와 국가 재정을 보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다만 전력 소비가 온실가스 배출 요인이 될 수 있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하는 보완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