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선율로 마주하는 삶과 죽음
핵심 요약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2주년 공연 ‘죽음과 소녀’를 14일부터 16일까지 선보인다.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은 슈베르트 선율에 담긴 삶과 죽음을 무용수 7쌍의 움직임으로 구현한다. 에크만의 ‘선인장’은 무용수 16명의 리듬과 오브제, 내레이션으로 현대 예술과 비평 문화를 풍자한다.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2주년을 맞아 14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죽음과 소녀’를 공연한다. 무대에는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선인장’이 함께 오른다. 두 작품은 슈베르트의 동명 현악 사중주곡을 공통으로 사용하며, 공연 제목도 이 곡에서 가져왔다.
아시아 초연인 ‘일곱 번째 파랑’은 슈베르트 음악의 긴장과 실존적 불안을 무용수 7쌍의 날카롭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옮긴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서로 붙잡고 밀어내거나 만난 뒤 흩어지며 삶과 죽음, 황홀함과 긴장감을 교차시킨다. 객원 수석 무용수 강효정은 무거운 주제를 두려움에만 가두지 않고 아름답게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병을 앓던 슈베르트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쓴 곡은 단조의 우울한 분위기를 바탕에 두지만, 2악장에는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3악장에는 경쾌한 리듬이 드러난다. 연주를 맡은 현악사중주단 콰르텟21도 어둠 속에 자리한 밝은 면을 살리는 방향으로 연습하고 있다. 슈푹은 파랑을 하늘과 바다의 끝, 지평선과 수평선 너머에 있는 죽음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색으로 작품에 담았다.
‘선인장’은 현대 예술과 비평 문화를 유쾌하게 풍자한다. 무용수 16명이 손뼉을 치고 설치물을 두드려 만든 에너지 넘치는 리듬에 슈베르트의 음악이 결합하며, 선인장 오브제와 내레이션이 음악과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객원 수석 이상은은 무용수를 ‘인간 오케스트라’로 바라본 에크만의 구상에 맞춰 리듬감을 강조하고 있다. 슈푹은 지난해 11월 1차 리허설을 진행했으며, 26년 된 안무를 서울시발레단 무용수들의 색깔과 뉘앙스에 맞게 다듬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