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역대급인데 소비·가계는 얼어붙었다
핵심 요약
이달 초 수출은 반도체·컴퓨터 주변기기 호조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매판매와 내구재 소비는 줄고, 물가와 대출 상환 부담은 가계와 자영업자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 확대와 반도체 외 신성장동력 육성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26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170.9%, 컴퓨터 주변기기가 260.5%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달 수출도 전년 동월보다 83.5% 늘었고 일평균 기준 증가율은 104.8%에 달했다. 인공지능 관련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가 거시경제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성장의 온기가 가계로 번지는 모습은 뚜렷하지 않다.
내수 지표는 수출 호황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3%, 계절조정 기준 전월보다 1.8% 하락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19.2% 줄었다. 지난 7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7%로 장기 평균인 0.36%의 두 배를 웃돌았다. 고금리 속 원리금 상환 부담, 물가 상승과 주춤한 임금이 소비를 누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물가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전월의 3.1%보다 낮아졌지만, 통신비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 2.6%에서 높아졌다. 올해 1~7월 실질임금 상승률은 0.2%에 그쳐 가계 구매력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고용 비율은 전체 노동자의 약 1%로, 호황이 다수 노동자의 소득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반기에는 반도체 주도주 상승과 함께 주식시장을 통한 제한적인 낙수효과가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반도체를 포함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자산 증식 기회도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과 내수 사이의 탈동조화가 커지고 있으며, 반도체 초호황의 지속 시점도 알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기반 강화와 반도체 외 신성장동력 육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