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록 공개 처벌 조항, 피해자 문제 제기 위축 논란
핵심 요약
오는 10월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은 조건을 위반한 수사기록 공개에 최대 1년의 징역형을 규정했다. 법조계는 언론 제보와 피해 사실 입증이 어려워져 피해자의 문제 제기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열람·등사 제한 기준과 불복 절차가 불명확해 수사기관 견제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수사기록의 외부 공개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돼 피해자의 문제 제기와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소인 등이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려고 확보한 기록을 언론에 제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시하면 최대 1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개정법 제245조의12는 고소·고발인 등이 이의신청을 위해 사법경찰관이나 검사에게 수사기록의 열람과 등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기관은 필요성을 인정하면 등사를 허가해야 하지만, 기록의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별도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이를 어기고 기록을 제3자에게 교부하거나 제시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대상에는 가해자 진술과 물증, 정황증거 등이 포함된다.
여성 대상 폭력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해온 이은의 변호사는 처벌 가능성만으로도 피해자와 조력자의 활동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해자의 진술이 거짓이거나 논리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기록에서 확인하더라도 외부에 알리는 과정에서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도 언론 제보가 수사의 계기나 돌파구 역할을 해왔지만, 자료를 기자에게 직접 제시하지 못하면 피해 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워 보도까지 막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사기록에서 부실 수사나 조작 정황을 발견해도 공개가 제한되면 사법경찰관 수사에 대한 외부 견제 역시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열람·등사의 허가 여부와 부가 조건을 수사기관이 판단하는 데다 제한 기준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거부나 제한 처분에 별도의 이의 절차가 없고, 행정소송을 내더라도 이의신청 기한이 3개월에 불과해 그 안에 재판 결과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쟁점으로 남았다.